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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 거기에 사람이 살고 있다를 말하는 <아무도 모른다>


영화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걷는 듯 천천히' 에서 그는 연출을 이렇게 말한다.


 “연기 지도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영화 속에 그려진 날의 전날, 다음날에도 그 사람들이 거기서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겠다는 것, 그들의 내일을 상상하고 싶게 하는 묘사, 이를 위해서 연출도 각본도 편집도 존재하는 것”이라고. 그래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는 다 보고 난 후에도 그 사람들이 잘 지내는지 궁금해서 연락을 하고 싶고 우연히 만나고 싶어지게 한다.


2004년에 개봉한 <아무도 모른다>는 실제 일본에서 일어난 아이들의 유기 사건을 다룬 영화로 그 사건이 가지는 사회적 파장보다는 네 명의 아이들끼리만 지내면서 일어나는 상황들, 행동들, 그리고 제일 큰 형인 유이의 감정들에 포커스를 맞췄다.


영화 속 아이들의 자연스런 연기를 위해 감독은 16밀리 카메라를 영화 속 공간인 아파트에 미리 설치해 두어 아이들의 평소 습관이나 취향이 반영된 행동이 나오도록 해서 연기테크닉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기 보다는 아이들이 보여주는 행동에서 관객들이 상상하게 만들었다.


크리스마스에 돌아오겠다는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들은 한 솥 끓여놓은 카레를 먹으면서 마치 진짜 엄마를 기다리는 것 같은 모습에 관객들은 이 영화가 세상에서 가장 슬픈 영화임을 알게 된다.


<아무도 모른다>의 장남 유야를 연기한 아역배우는 그 해 칸느영화제에서 최연소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는데 감독은 유야에게 사전 리허설이나 감정 연기를 주문하지 않고 연습 없이 상황에 바로 들어가게 했다고 한다.


유야는 더 이상 먹을 것이 떨어진 집을 나와 동네 편의점에서 유통기한이 다 된 음식을 받아 오는데 그때 유야의 고개 숙인 표정이나 발짓은 그 어떤 대사보다 마음을 아프게 한다.


엄마는 그 아파트로 이사할 때부터 장남 유야만 데리고 갔기 때문에 나머지 세 아이들은 절대 집 밖으로 나올 수가 없다.


아무도 아이들의 존재를 눈치 채지 못했기 때문에 이 영화가 주는 사회적 파장이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물론 유야에게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주는 편의점 알바들은 알았을 것 같지만 그들은 타인을 돌 볼 여력이 없어 보인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에는 가족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들은 서로 살갑게 구는 다정한 가족은 아니다.


우리가 느끼듯이 가족이니깐 다 이해하고 가족이니깐 지켜야하고 어쩌면 가족이어서 모를 수 있는 경우가 많은 것처럼 감독의 영화 속 가족은 마치 현실 가족과 같다. 소중하지만 때로는 성가신 존재이기도 한 양면성을 가진 가족을 잘 그린다.


영화 <아무도 모른다>는 세상에 있으나 세상에 없는 것처럼 돼 버린 아이들은 기댈 존재가 없는 공간과 시간을 서로에게 버티면서 지내는 모습을 그저 덤덤하게 보여줄 뿐이지만 보는 내내 우리들은 그들의 안녕을 바란다.


<아무도 모른다>는 8월30일 목요일 저녁 7시 서천군미디어문화센터 3층 시사실에서 선착순 무료입장이다.


<아무도 모른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2004년 개봉, 140분. 전체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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