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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 가장 보편적인 이야기를 가장 혁신적인 형식으로 담아낸 <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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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치>는 실종된 딸을 찾는 아버지의 이야기다. 이 한 줄에서 많은 사람들은 <테이큰>(2008)과 같은 액션을 떠올리겠지만 <서치>는 몸으로 하는 액션이 단 한 장면도 나오지 않으면서도 긴박감을 주는 완전히 새로운 ‘형식’의 영화다.


형식에 강조를 둔 것은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일반적으로 극장 스크린에서 관객이 보는 것은 사건이 벌어지는 공간, 시간, 그리고 배우의 액션인데 영화 <서치>는 지금 이 순간에 우리가 보는 스마트폰 화면, 컴퓨터 화면이 곧 영화의 모든 공간이 되고 사건이 된다.


보통 영화에서 스마트폰과 컴퓨터는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사물이었는데 <서치>에서는 곧 영화의 전부가 되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영화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서치>는 부재중 전화 세 통만을 남기고 실종된 딸을 찾아 나선 아버지가 경찰 수사에도 진전이 없자 아빠는 절박한 심정으로 직접 딸 마고의 노트북을 뒤지고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 채팅 프로그램, 1인 방송 프로그램 등에 남겨진 흔적을 따라 진실을 추적한다.


이 영화의 특별함은 가장 보편적인 이야기를 가장 독창적인 형식으로 담아냈다는데 있다. 스크린 자체는 커다란 노트북 화면이 되고 CCTV가 되고 뉴스 화면이 돼 각각의 화면 창이 열렸다가 닫히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주인공의 표정이나 액션을 보여주지 않고도 화면 창의 개폐 속도, 컴퓨터 마우스의 커서 움직임과 타이핑 속도로 영화 속 주인공들의 감정과 액션을 전달한다.


이러한 혁신적인 영화 형식을 관객에게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 영화 <서치>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에 집중해 영화 속 가족이야기에서 실제 가족을 느끼도록 해 새로운 형식이 의미를 가질 수 있게 했다. 


딸 마고의 웹사이트를 찾아가는 아버지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뜻밖의 진실을 마주한다. 누구나 스마트 폰으로 톡을 주고받고 SNS로 사회적 관계를 이어가고 심지어 그런 매체는 나날이 늘어가고 있는데 오히려 진실한 소통은 단절된 현실을 보여준다.


보편적인 이야기를 담아내면서도 지금 이 시대를 성찰해내는 탁월함이 있다.


영화 <서치>는 할리우드 영화에서 동양인이 조연급으로 한두 명 캐스팅 된 적은 있지만 이처럼 주요 배역들이 전부 한국계 미국인, 동양인으로만 구성된 것은 보기 드문 경우다.


동양인이 등장할 경우 그 배경 설명이 꼭 첨가되는데 <서치>는 왜 한국인 가족인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그리고 가족 간의 이야기를 다룰 때 항상 나오는 인종간의 문제(백인과 동양인, 동양인과 흑인의 대립 등)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것이 이 영화가 형식만이 아니라 내용면에서도 혁신적인 일이다.


<서치>, 아니시 샤간티 감독, 2018년 8월29일 개봉, 102분. 12세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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