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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문무일이 밝힌 검·경수사권 조정에 작심발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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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경제=서울] 신수용 대기자=패스트트랙(신속처리법안)의 핫이슈인 검ㆍ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항하는 검찰의 생각은 어떨까.


문무일 검찰총장이 16일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법안)에 지정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과 관련해 1시간 반이나 대검찰청 출입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문 총장은 여기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말미에는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까지 보였다.


그는 "현재 국회에서 신속처리법안으로 지정된 법안들은 형사사법체계 민주적 원칙에 부합하지 않고, 기본권 보호에 빈틈이 생길 우려가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수사기관의 분권화’카드를 꺼내 들었다.


한 언론은 이를 "검찰이 직접 수사에 착수하고 기소할 수있는 권한이 주어짐으로써 때론 너무 무리한 수사를 벌이기도하고, 때론 아예 모르는 척 은근슬쩍 뭉개버리는 사건이 존재했고, 이 때문에 검찰이 오늘날 국민적 불신을 사게 됐다는 생각이 녹아 있다"고 분석했다.



그가 이날 밝힌 요지는 이렇다. 검찰은 '형사부와 공판부 중심으로 운영한다'는 것이다. 국민들이 검찰하면 가장 많이 떠올리는 특별수사기능을 사실상 폐지에 가깝게 축소한다는 것이다.


반면 검찰은 경찰 수사를 지휘하거나 사건을 기소한 뒤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내는데 주력하겠다는 의미다.


문 총장은 '가장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프랑스대혁명 원칙을 보면 수사를 착수하는 사람은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결론 내릴 수 있는 사람은 착수를 하지 않고, 이건 재판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어 "착수하는 사람은 결론을 못 내리게 하고, 결론을 내리면 착수를 못 하게 하는 게 민주적 원리"라고 설명했다.


그는 "수사는 기본적으로 선한 면이 있지만, 이면에는 평온한 상태에 있는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점이 있다"라며 "그래서 신속·효율보다 적법·신중이 중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송치된 뒤 사후에 이의제기로 문제를 살펴보고 고친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 소 잃을 것 예상하고 마구간 고치거나 병 발생할 것을 알고 약을 미리 준비한다는 것과 똑같다"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사후약 처방 잘해주면 되지 왜 그렇게 문제 삼냐고 하는데, 당하는 사람 기준에서 생각해야 하지 않냐"면서 "수사하는 사람 편의를 위해 국민을 노출시키는 건 옳지 않다"고 피력했다.


그는 "현 국회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정부 안은 전권적 권능을 확대해놨다"며 "검찰이 전권적 권능을 갖고 일했으니 경찰도 해보자 이런 건 개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공수처 신설에 대해 그는 "공수처 자체에 대해선 반대하지 않는다"면서 "기소독점의 문제, 수사 착수한 사람이 기소 독점하는 건 국민들이 용납 안 하지 않나. 현대 민주국가에서 하고 있는 민주적 원리가 있다"고 밝혔다.


또 "자치경찰제, 정보경찰 분리 문제는 수사권 조정과 직접 관련 있는 건 아니다"라면서 "하지만 이런 권능들이 결합됐을 때 어떤 위험이 있을지 말씀드리는 차원에서 말하는 것이다.대통령 공약 중 하나이고, 검찰에서 먼저 말 꺼낸 게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검찰 패싱’ 논란에 대해서도 답답함을 털어놨다.


 문 총장은 '너무 늦게 문제를 제기하는거 아니냐'는 질문에 "패스트트랙에 오르기 전까지는 (우리)의견을 안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정부안이 나온 뒤로 수차례 검찰 의견을 제기했고, 논의가 몇번 열리긴 했지만 중단됐다.그 상태에서 갑자기 패스트트랙에 올랐다. 그래서 이제야 입장을 밝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총장은 그러나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최근 전국 검사장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수사권 조정 법안 보완책을 제시하며 '개인적 경험이나 특정 사건을 일반화시키지 말고, 정확하지 않은 정보나 팩트, 외국제도 등을 예로 들며 주장하지 말라'고 한 데에도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장관님이 이메일에서 말씀하신 방법대로 하면 외국 사례도 말하면 안 되고, 구체적으로 말하면 안 되고,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며 "한 줄로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 이렇게 하면 되지 않냐.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반발했다.


문 총장은 간담회를 말미에  "후임 총장, 후배들은 정치적 중립이나 수사공정 시비에서 벗어나 업무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주고 떠났어야 하는데, 부담을 주고 가게 돼서 미안하다. 제가 32년 넘게 검사생활하면서..."라고 말하고는 눈물을 글썽이면서 목이메여 말을 다하지 못한 채 기자회견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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