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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한국 민주화운동의 큰 별 이희호 여사를 추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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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께서 지난 10일 밤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향년 97세의 나이로 소천(召天)하셨습니다.


고(故) 이희호 여사께서는 평생을 우리나라 여성운동, 사회운동은 물론 격동의 한국 정치사에서 민주화운동의 대모(代母)로서 활동하셨고, 한반도 평화에 삶을 바치신 분으로 단순히 영부인을 넘어 국민의 존경과 추앙을 받으셨던 분이셨습니다. 


큰 어른 이희호 여사는 자서전의 부제목처럼 ‘고난과 영광의 회전무대’와 같은 삶을 살아오신 분입니다. 


대한민국 1세대 여성 운동가에서 퍼스트레이디에 이르기까지 굴곡진 현대사를 헤치며 삶을 살아오신 고인께서는 남편인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구속과 납치, 고문 그리고 사형선고까지 고난의 정치 역경 속에서도 늘 당당하게 민주화운동의 어머니 역할을 수행하셨습니다.


1998년 김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76세에 역대 최고령 영부인이 되신 후에도 여성부를 신설하고 한국 여성재단을 세우는 등 여권신장에 힘쓰심은 물론, 불우하고 가난한 이웃을 찾아다니시며 사랑과 용기를 베풀어 주셨던 우리들의 따뜻한 어머니셨습니다. 


‘DJ의 평생 동반자, 영원한 동지’로 불리셨던 여사께서는 1922년 서울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시어, 이화여대, 서울대 사범대를 거쳐 미국 스카릿 대학에서 사회학 석사학위를 받으신 에리트 여성으로 미국 유학을 마친 후 한국 YWCA 초대 총무를 역임하셨습니다.


1962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결혼하시면서 고난의 민주화운동시대를 온몸으로 견뎌내며 한국 민주주의를 이끌어 오신 큰 별로 자리매김하셨습니다.


특히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하여 고인이 남기신 위대한 발자취는 남북대화 촉진 및 남북 관계 개선에 이바지하셨고 마지막 남기신 유언에서도 고인은 한반도 평화통일을 염원하실 정도로 한반도 평화와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신 고인의 업적은 우리 가슴속에 오래도록 기억될 것입니다.


흔히들 영부인 하면 ‘내조(內助)’라는 단어를 연상하지만, 고인에 대해서는 내조보다는 ‘동지(同志)’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그분이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에 남기신 업적이 그만큼 컸기 때문입니다. 


남편이셨던 김 전 대통령과 함께 ‘동교동(東橋洞)’의 상징이셨던 여사의 서거를 대한민국 민주화운동의 또 다른 획(劃)으로 표현하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특히 여사께서 생전에 민주화와 평화통일 이상으로 관심을 가지셨던 여성, 아동, 장애우 등 사회 약자와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는 우리 사회를 더욱 훈훈한 사회로 이끌어 가는 기폭제 역할을 했습니다.


늘 검소하고 인자하신 미소로 옆집 할머니 같은 따뜻한 인상을 남기셨기에 여사를 잃은 대한민국 국민의 슬픔과 애도는 이루 형언할 수 없습니다.


진보, 보수의 이데올로기를 막론하고 우리나라의 모든 정치권이 큰 슬픔에 잠겨있는 것만 보더라도 여사께서 우리나라 현대 정치사에 남기신 업적이 얼마나 위대했는지를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이제 이희호 여사의 서거로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로 대변되던 우리나라 격변의 현대 정치사인 3김(金)시대가 완전히 막을 내렸습니다.


파란만장이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험난하고 고단했던 생(生)이셨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고인이 대한민국 역사에 남기신 위대한 발자취는 여성 사회 운동가이시며 민주화운동의 어머니로서 길이 남을 것입니다.


이 여사의 장례식은 유족, 관련 단체의 논의에 따라 김대중 평화센터 주관으로 ‘여성지도자 영부인 이희호 여사 사회장(社會葬)’으로 오는 14일 엄숙히 거행될 예정이며 장례식이 끝난 후 고인은 평소에 존경하고 사랑했던 김 전 대통령의 곁인 국립 서울 현충원 김대중 대통령 묘소에 모셔 영면에 드실 예정입니다.


‘대한민국 1호 여성 운동가’에서 퍼스트레이디까지 굴곡진 현대사를 헤쳐오신 고(故) 이희호 여사님! 이제 시련과 영광의 반세기를 함께 하신 김 전 대통령의 곁으로 돌아가셔서 편안히 잠드시기를 sbn뉴스-서해신문·서해방송 애독자들과 함께 기원하며 머리 숙여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안녕히 가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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