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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판교 농민들 속 타들어 가는데 정치권 업적 다툼에 ‘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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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지구, 농수로 기반 시설 없어 매년 가뭄 피해 반복...대책 마련 시급
정치권 “판교농촌용수 개발사업 추진했다”는 공적 다툼에 농민들 ‘한숨’
예타조사 선정됐지만, 부정적 논리 발목 잡힐 가능성...근본 해결 미지수


[sbn뉴스=서천] 김다정 기자 = 현재 충남 서천군 곳곳은 농수로 기반 시설로 벼가 논바닥을 보기 힘들 정도로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이와 반면 판교면 일대는 농수로 시설이 마련되지 않아 매년 반복되는 가뭄 피해로 농민들의 가슴만 타들어 가고 있다.


이런 현안에도 정치권은 현실적인 대안은 마련하지 않고 궁극적 대책인 판교지구 다목적농촌용수 개발사업을 추진했다는 등 ‘공적 다툼’에 혈안이 돼 있어 주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8일, sbn뉴스가 찾은 판교천 중류에 있는 저산교 일대의 논은 모를 심어 놓은 땅 곳곳이 메말라 갈라져 있었다. 물이 가득해야 하는 용수로는 물 한 방울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농민들은 얼마 남지 않은 물을 농업용수로 이용하기 위해 양수기로 겨우 물을 끌어다 쓰고 있었다.


또 다른 대책으로 지하수를 이용한 관정을 개발해 논에 물을 공급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심각한 가뭄으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판교면 복대리 주민 정찬희 씨는 “부여 쪽에서 금강 물을 당겨서 넘어오면 물이 저절로 내려오게 되어 있다”라며 “관정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대형 관정도 깊이가 150m 정도로 처음에는 물이 잘 나왔지만 갈수록 안 나온다. 한 3일 잠가 놓고 하루도 못 튼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물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다 보니, 정상적인 벼보다 생육이 2~3배가량 더뎌 흉작을 예상하는 농민들은 울상을 지었다.


주민 황대연 씨는 “벼가 생육이 제대로 됐으면 논바닥이 보이지 않아야 하는데, 보다시피 논바닥에 지금 다 금이 가고, 벼가 생육이 멈췄다”라며 “한두 해 겪은 것이 아니고, 수십 년 동안 농사를 지어왔지만 해마다 이런 어려움을 판교 농민들은 겪어나간다”라고 전했다.


농민들의 어려움은 뒤로하고 지난 7일 궁극적인 해결을 위한 판교지구 다목적농촌용수개발사업이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으로 선정되자, 이를 두고 정치권 인사들의 공적 다툼이 벌어졌다.


지역 정치인들은 피해 현장에 직접 방문해 주민의 목소리를 듣기보다, 마치 현안 해결이 코앞인 것처럼 언론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공을 자랑하고 있어 이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이어 황대연 씨는 “현장에서 정치인들과 만나거나 대화한 적은 없다”라며 “교육이라든가 기타 어떤 행사 때마다 정치인들이 와서 판교 쪽 농업용수가 이런 설계로 인해서 예산이 얼마가 반영되고, 여러 가지 추진된다는 말은 수년간 해왔으나 확실하게 이뤄진 것이 전혀 없다”라고 말했다.


이렇듯 판교지구 다목적농촌용수개발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으로 선정됐지만, 또다시 정부의 경제성 검토 및 정책성 등 부정적 논리가 발목을 잡을 수 있어 현안 해결까지는 아득한 실정이다.


군 관계부서 또한 이 사업을 농어촌공사와 긴밀하게 협력해 추진하고 있지만 향후 한국개발연구원의 평가와 시행 여부 판단이 마련돼야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이 사업만 손꼽아 기다리기보다 오늘도, 앞으로도 계속 농사를 지어야 하는 농민으로서 당장 가뭄 피해에 따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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