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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사설】행사 주인공인 주민을 위해 정치권이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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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실의 계절 가을을 맞아 지역 수산물 축제를 비롯해 읍면별 체육대회 등 각종 행사가 연이어 치러지고 있다.


이런 행사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군수, 국회의원, 도의원, 군의원 등의 소개나 축사다.


다가오는 총선을 맞이해 소개나 축사 순서에 대한 의전 서열을 놓고 종종 마찰을 빚는 경우까지 발생하곤 한다.


의전 서열상 누구를 먼저 해야 한다’, ‘왜 누구는 빼먹고 했냐등의 시시비비로 관련 공무원들을 닦달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모든 이들을 소개하기 위해 통상 30~40분이 소요되고 있다.


참 안타까운 모습이다. 이러한 의전이 마무리될 때까지 지루한 시간을 기다려야 하므로 정작 행사에 참석한 주민들은 불만이 가득하다.


여기에다 소개와 축사가 끝나면 정치권 인사들은 밀물처럼 밀려왔다가 썰물 빠지듯 행사장을 우르르 몰려나가 정작 본 행사에 참석한 주인공들은 허탈감이 들게 한다. 참 불편한 모양새다.


게다가 행사 중간 불쑥 나타나는 의원 및 유관기관장들까지도 진행순서와 상관없이 소개를 해주거나 심하면 인사말까지 하게 해주는 등 행사의 주인공인 주민들의 배려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다.


그러다 보니 각종 행사 때마다 관행적으로 이뤄져 오던 지루한 내빈 소개와 축사 등은 주민들을 위한 행사라기보다 오히려 몇몇 특정인을 위한 행사라 할 정도로 주객이 전도된 느낌까지 주고 있다.


의전이란, 사전적 해석으로 행사를 치르는 일정한 법식을 말한다. 통상적 해석으로는 정해진 격식에 따라 치르는 행사 예법으로 사실상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평화스럽게 하는 기준과 절차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정치인들과 유관기관장의 이러한 행태는 진정한 의전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제는 세계화 시대의 흐름에 맞춰 행사 의전도 변해야 한다. 기존의 내빈 위주의 권위주의적이고 허례허식적인 의전 절차에서 벗어나 행사의 주체인 주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각종 행사에 공직자 등 인원 동원을 폐지하고 행사 시작 시각을 지키는 한편 자율좌석제 운용, 내빈 소개와 인사말 대폭 축소 등의 의전 혁신에 나서야 한다.


또한, 군수는 군 단위 이상 기관이나 단체에서 주관하거나 상급기관이 개최하는 행사, 대외 협력이 필요한 행사,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행사에만 참석하고 의례적인 행사 참석은 자제해야 한다.


공직자들은 의전이나 행사에 동원되기보다는 각종 행사에 최소 인원만 참석하도록 하고 그 시간에 군민을 위한 생산적인 업무수행에 힘쓰고 위민행정을 펼쳐야 한다.


예컨대 논산시는 축제 개막식에서 시장, 시의회 의장, 충남도지사, 국회의원, 도의원, 시의원, 유관기관장의 소개순서 와 축사를 퍼포먼스로 대신하고 있다.


또 다른 지자체의 경우 공직자들은 최소 인원만 참석, 야외의 기립 행사 개회식을 10분 이내로 단축하고 격려사 및 축사는 소개로 대체한다. 체육행사는 개회식을 생략하는 등 행사 의전 간소화에 앞장서고 있다.


이는 행사의 주인공이 정치인이 아니라 바로 지역 주민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있기에 정치인 그대들도 오늘 이 자리에 있는 것이다.


물론 선거를 치러야 하는 정치인으로선 표밭관리 차원에서 여기저기 얼굴을 내비치고, 한마디라도 해야 직성이 풀릴 것이다.


그러나 주민을 주인으로 섬기겠다고, 임기 동안 열심히 하겠다고 해서 믿음을 줬음에도 정작 자신들의 이름만 내세우는 권위적인 모습만을 찾고 있다면 주민들은 이제는 방관하지 않을 것이다.


행사에 앞서 자기 말만 해대고 떠나는 지역 정치인들을 향한 축하하기 위해 온 건지 대접받으려고 온 건지 도무지 알 수 없다라는 주민들의 의미심장한 목소리를 이제는 귀담아들어야 한다.


주민이 행사의 주인임에도 불구하고 정치인 등 인사의 들러리로 취급을 당하지 않게 해야 한다. 이제는 권위적이고 허례허식적인 요소는 과감히 없애 내실 있는 주민 중심의 행사가 되도록 정치권이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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