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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사설> 서천군의회에 대해 '불필요한 공간 반납하라'는 시민단체의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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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공무원은 공직을 천직으로 알고 직무에 충실한다. 시대와 근무 환경이 바뀌어도 묵묵히 일하는 공무원이 많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정세균 총리는 취임사부터 일하는 공무원을 중시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일하다가 어쩔 수 없이 발생한 실수는 용납해도, 일하지 않고 태만한 것은 용서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는 곧 공무원들이 일할 수 있도록 정부가 도울 테니, 공직자는 본분을 다할 것을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근래 서천군청사가 비좁아 100여 명에 이르는 여성 공무원들을 위한 여성휴게실이 없다는 얘기는 실로 부끄럽다. 더구나 새벽 4시를 전후에 출근하는 여성미화원들이 옷을 갈아입을 곳이 없어 온수보일러실을 이용해왔다는 점도 개탄스럽다.


물론 서천군청의 사무공간이 너무 비좁아 몇몇 부서는 신청사가 마련될 때까지 청사 밖 건물을 이용하는 상황이다. , 서천군청 측은 3개 실과 사무실은 다른 건물을 사용하고 있는 형편여서 개별적으로 미화원의 휴식 공간을 마련하지는 못했다고 솔직히 말하고 있다.


서천군청 측은 청사 내 보일러실 맞은편 샤워실이 갖춰진 당직실에서 미화원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문제는 군의회 의장을 지낸 조동준 의원이 최근 자신의 SNS에 이런 사정을 게시한 데서 비롯된다. 조동준 의원은 여성 미화원의 휴식 공간이라며 사진 두 장을 게시하며 인권감수성의 부재를 지적했다.


조동준 의원이 올린 사진 속 공간은 군 청사 입구 계단 밑 온수보일러실로, 화장지와 청소용품 등 비품이 보관된 곳이다. 여러 인터넷 매체는 수십 년 동안 이 공간에서 청사 미화원이 씻지도 못하고 휴식시간을 보내야 했다고 보도했다.


조동준 의원 얘기는 다 맞다. ‘인권감수성의 부재라는 지적도 맞고, 청사 미화원들이 온수보일러실에서 옷을 갈아입는 일도 맞다. 온수보일러실은 이 청소미화원들이 잠깐 옷을 갈아입는 정도일 뿐, 휴식공간은 아니다.


하지만 다름 아닌 서천군의회 의원이 이를 지적하는 것에 대해 서천지역 시민단체 등 일각에서 비판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시민단체는 서천군의회가 불필요한 공간을 너무 많이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 7대 서천군의회는 의원 정수가 9명이었다. 사무실 난을 감안해 당시 군 의원들은 한 사무실을 썼다. 그러나 지금의 제8대 군 의회는 인원이 2명이나 줄어 7명 밖에 되지 않는데도 오히려 이용하는 사무실은 늘었다는 것이다.


8대 개원 전 의원 정수가 조정돼 상임위원회가 불가피하게 해산되면서 의회운영위원회실과 산업건설위원회실을 의원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현재 군 의회는 의장실 1개와 각 2명씩 3개의 4개의 사무실을 이용하고 있다.


집행부가 사무실도 부족해 청사 밖 건물을 이용하는데 군의회가 이렇게 많은 사무실을 차지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꼬집는다. 그러면서 의회 공간을 반납하는 등 모범을 보이라는 질타가 이어졌다.


그러나 군의회 사무과 관계자는 도내 15개 시군의회 의원사무실 사용 현황을 참고해 21실로 편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나학균 서천군의회 의장은 사무실을 나누게 된 이유에 대해 각 의원들이 민원인을 상대하고 집행부와 업무협의를 하기 위해서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서천주민자치참여연대는 군 의회 측이 청사 내에서 불필요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그중에도 군 의회가 사용하는 사무실 중 민원상담실이라는 팻말이 붙은 곳이 제 기능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민원상담실은 현재 자료보관실로 사용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군의회 민원실이라는 팻말을 붙여놓고, 서천군의회가 창고처럼 방치하고 있는 공간은 무엇으로 설명할 것이냐고 지적했다.


좁으면 좁은 대로 나누어 써야 할 처지에, 군의원들은 불필요한 공간을 양보하지 않고, 여성미화원의 휴식공간이 없다고 한탄하느냐고 비판했다.


군의회가 불필요하게 확보하고, 사용하지 않아 흡연실로 쓰이는 공간 등을 즉각 서천군청 집행부에 반납, ‘군청 여성공무원 휴게실로 사용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처럼 군청 내 사무공간이 협소한데도, 군의회 일각에서는 제 용도로 쓰지도 않는 빈 공간을 방치하니 한심스럽다.


군의회에서 쓰지도 않는 사무공간을 반납하면, 미화원의 휴게실이든 여성휴게실이든 가능한데 그렇지 않으면서 이러쿵 하는 것은 시민단체의 지적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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