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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신수용 쓴소리> 부도덕, 패륜이 판치는 사회...희망을 말 할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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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이 있었다.

대낮에 대전시내 학원주변의 한 아파트내 벤치에 초등학생인 지 중학생인지 대, 여섯명이 앉거나 서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

이들은 말끝마다 심한 욕설이고 누구를 향한지 모르지만, 제멋대로 소리질렀다.

불이 붙은 담배꽁초는 그냥 튕겨 던지르고, 바닥에 침을 뱉고 마신 음료 깡통은 바닥에 놓고 발로밟아 발로 차 버렸다.

문제는 지나가던 어른은 모두 이들을 아예 외면한다.

심지어 아파트내 경비원들도 모른척 한다.

마지못해 해병대 출신의 국립대 교수가 지나가 보다 못해 '너희들 중학생이 지?'하고 묻는다.

그중에 한 명이 '아니요, 우리 대학생이예요'하고 대꾸하자 학생 일행들이 낄낄댄다.

그러나 그 가운데 한 학생의 점퍼속에 명찰이 달린 중학생 교복이 보였다.

화가 난 교수는 어찌할지 몰라 부들부들 떨다가, 이들을 달랬다.

'애들아, 학생때 담배를 태우면 건강에 좋지 않다. 머리도 나빠지고. 어른이 되면 얼마든 지 태울수 있는데 벌써부터 담배를 태우면 안좋다'

그러자, 한 학생이 벤치에서 일어나 어른의 턱밑에 고개를 들이밀며 대응한다.

"그냥가세요. 아저씨가 뭔데 우리 아빠엄마도 모른체 하는데 이래라 저래라해요. 훌륭하신 어른님. 슬그머니 찌그러(사라)지세요'

한 말을 잃은 교수는 타이르다가, 어이가 없는 훈계를 포기하고 그냥 돌아섰다.

엊그제 한 영상 안에는 서울 지하철 안에서 한 중학생이 70대 할머니와 말다툼을 하는 내용이었다.

어린 중학생은 심한 욕설과 어른의 목을 감아 바닥에 쓰러뜨렸다.

다른 승객들이 다가와 말렸지만, 전철 안은 아수라장이 됐다.

또 다른 영상을 보자.

역시 서울 지하철 안에서 중학생 3명이 지하철 노약자석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

그중에 두 명은 마스크도 쓰지 않았다.

한 어르신이 노약자석에 앉은 걸 지적하자 노인에게 욕설하고, 주먹도 치켜든다.

그러자 학생 한 명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어깨로 이 중년 남성을 밀친다.

휘청이는 어르신을 보곤 비아냥거리고, 입에 담지 못 할 욕설도 마구 퍼붓는다.

이게 우리 일상의 민낯이다. 학생들에게, 젊은 이에게 어른들의 훈육이 사라진 지 오래다.

부모들이 '오냐. 오냐. 내새끼'하니 학교에서조차 훈육하면 기분이 나쁘다며 교사를 폭행한다.

심지어 부모는 교육청과 떼지어 사진을 찍어 경찰에 신고하는 사회가 된지 오래다.

그래서 교사들도 예전같이 제자 훈육과 타이름을 하지 않는다.

교사폭행을 동영상을 찍어 올리고, 맘에 안들면 동영상을 찍어 교육청과 경찰에 신고하는 일선 교단. 이제 비대면 교육의 시대가 오지 않을 까 우려된다. 

그런 아이들이 가야하는 군에서는 어떨까.

우리나라 최고라고 일컫는 특수전부대( UDT. 해병대.특전사)에 배치된 한 병사의 실화도 들어보자.

북한도 두려워한다고 알려진  특수부대의 한 병사는 주임중사로부터 야단을 맞았다고 부대밖 부모에게 전화로 어리광과 함께 이를 일렀다.

그 부모는 잘 아는 국회의원에게 '귀한 내 아이가 ***부대에 있는데 주임중사에게 늦게 일어났다고 꾸중을 들었다' 전하고, 국회의원은 그 부대장에게 전화해 다그친다.

이후 그 군기와 전우애가 강하고, 훈련이 고되다는 그 부대에서는 부대장도 중대장도, 소대장도 병사들의 잘못에 꾸중을 하지 않는다.

부대의 질서도 없고, 군기도 사라지고, 훈련도 예전같지 않다.

정치 군인이라고 소문이 난 부대장은 부대 간부들에게 '훈련은 안해도 좋으니, 밖에서 전화가 오지 않게 (병사들을) 야단치지 말라'고 매일 훈시한다고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어떤 적과 비정규전을 위해 최고의 특수훈련을 받는 이 군인이 이 정도다.

종이 호랑이가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그럴리야 없겠지만, '전군의 특수전화', '한사람 당 남한군인 100명을 상대하겠다'고 외치는 북한군을 물리칠수 있을 까.  

정말 이렇게 나약하고 커가며 훈육을 받지 못하는 이 시대의 젊은이에게  앞으로 한국의 미래를 맡길 수있을 까.

그러면서 선진교육, 정예의 국군, 최강 국군을 말할 수 있을 지 걱정이다.

뿐만 아니다. 패륜행위를 어찌 다 말할 수있을까.

전국 어린이집에서 갓 돌이 지난 영유아를 가두고, 폭행하고, 학대하는 이 일을 보라.

더나가 양부모의 이제 걷기를 시작한 애기를 살해하고, 말을 듣지않는다고 모진 학대를 보며 언제까지 이 시대의 부모들이 눈물을 흘려야하나.

친구간인 여자친구를 무차별 폭행하거나 동거남 등에게 몹쓸짓한 일이 '고유정 사건' 뿐일까.

자식이 용돈을 주지 않는다고 노모를 죽이고, 엄마가 친 자식을 죽이고도 스스럼이 없는 사건이 끊임이 없다.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살해하고, 기분이 나쁘다며 처음보는 사람을 흉기로 찔러 죽이고, 동료여성에게 술을 먹여 짐승같은 짓을 하는 그 무리들.

코로나19 시대에 힘들다고 정부지침에 따르지 않고, 확진자가 동선 등을 거짓말 하는 일도 큰 범죄다.

그걸 범죄이고, 부도덕이고, 패륜이 아니라고 느끼는 불감증도 다반사다.

부정부패 또한 좋은 나라가 될 수있을까.

한때 대통령부터 인허가를 빙자한 하위직 공무원까지 부정부패가 지금은 사라졌다고 자신있게 말할수 있느냔 말이다.

최근 퇴임한 한 검사장은  정치, 공직, 경제, 시민단체, 문화, 언론...그 어디를 찔러도 악취가 안풍기는 곳이 없다'며 자탄하던 기억이 생생하다.

전·현직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 간의 갈등, 넥타이까지 맨 정장차림으로 품위를 갖춰야 할 국회의원 간의 몸싸움, 욕설 병사 중에 군 여성장교에게 반말하는 이런 행위가 버젓하다.

패륜도 범죄도 부도덕도 줄이고, 없애려는 방안도 대안도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지금 우리는 훈육도 양심도, 정의도 무너지는 위험수위에 있다.

나랏 돈이라고 출장비, 야근비, 홍보비 등으로 마구 퍼대는 지자체와 정부공무원들, 특혜와 반칙이 되살아 난 이 나라에게 정말 희망은 있는 것일까 의문이다.  

경제 11위 국가라고해서 반듯하고 도덕적이고 윤리가 숨쉬고 정의국가라고 혹시 교만한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잘못과 범죄를 처벌하면 그만이라는 식의 사회의식은 미래를 노래할 수 없다. 

개개인의 인권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려면, 국민스스로 자신의 본분과 법질서준수에 노력하는 일이다.

군인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 본분이요, 정치인과 선출직인사, 공직자는 모든 일을 국민이 행복하게 할 수있는 일을해야한다.

검, 경찰과 공수처는 공공안녕과 법질서 유지에, 법관과 언론은 정의를 위해, 농민은 농사짓는 일에, 학생은 학업에 충실하는게 본분이다.

그 바탕에는 인권과 강물과 처럼 흐르는 윤리와 도덕을 지킬 때만이  백성(民)이 군주(主)인 '민주'를 외칠수 있다.

그래야 한국의 미래를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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