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서산 3.5℃
  • 대전 3.3℃
  • 홍성(예) 3.6℃
  • 흐림천안 2.7℃
  • 흐림보령 3.0℃
  • 흐림부여 3.0℃
  • 흐림금산 4.4℃
기상청 제공

【시사】<경제> 정부는 아니라는데 전문가들이 물가상승 등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이유는...왜?

URL복사


[sbn뉴스=세종] 임효진 기자 = 코로나19 사태과 국제 유가 상승 등에 따른 소비자·생산자 물가가 최근 급등, 전문가들이 이에 대해 인플레이션(급격한 물가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석유·원자재 등의 일시적 공급 부족과 비교 대상 수준이 낮은 데 따른 착시현상인 '기저효과'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점진적인 경기 회복과 함께 수요 측면에서 축소된 '펜트업(지연·보복) 소비'까지 더해지면 인플레이션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최근 물가 상승이 작년 초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속된 완화적 통화정책의 결과여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받는 금리 인상 압박도 갈수록 높아가고 있다.

◇ 소비자 물가 얼마나 올랐나

지난 4일 통계청이 내놓은 4월 소비자물가지수(107.39)는 지난해 동기대비 2.3% 올랐다. 

이는 2017년 8월(2.5%) 이후 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인데다, 2%대 오름폭도 2018년 11월(2.0%) 이후 무려 2년 6개월 만이다.

통계청의 조사내용중 물가인상 품목 가운데는  파(270%), 사과(51.6%), 고춧가루(35.2%) 등 농산물이 17.9%나 뛰었다.

이어 이란등의 산유국의 유가감산에 따른 국제유가 강세로 석유류(13.4%) 등 공업제품 물가도 2.3% 인상됐다.

한은이 4월 21일 발표한 3월 생산자물가지수(106.85)도 2월보다 0.9%나 올라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째 상승세를 유지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공산품 물가가 1.6% 인상됐으며, 경유(10.8%)·휘발유(12.8%)·나프타(7.0%) 등 석탄·석유류 제품 가격이 인상됐다. 

생산자물가가 소비자물가에 보통 약 1개월 이상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는 만큼, 소비자물가도 당분간 계속 인상 가능성이 높다.

◇ 정부, "인플레 가능성 낮아" 

최근  물가인상의 가장 큰 배경은 국제 유가다. 

작년 1분기때  배럴당 30달러대였던 유가가 1년 뒤인 지금은 2배인 무려 60달러대다. 

한은 관계자는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유가의 기여도가 0.5%p에 이른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경우, 전년 동기 기준인 만큼 분명히 '기저 효과'도 있다.

 지난해 1분기(1∼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기대비)은 1% 안팎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영향으로 외식 등 서비스 물가가 전체 물가하락을 주도했다. 

정부와 일부 전문가들은 이런 기저 효과와 아직 부족한 수요 등을 근거로 2%를 넘어선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한 언론에서  "2%를 웃돈 물가상승률의 상당 부분은 기저효과이고, 농축수산물의 상승률에 대한 기여도가 크기 때문에 계속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기 어렵다"라며 "3분기, 4분기에는 지금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은의 물가안정목표(2%)를 넘어야 인플레이션인데, 올해도 내년에도 2%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과도한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진행될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 전문가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위험 요소들도 여전히 많아"

전문가들은 정부 분석과 달리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위험 요소들도 여전히 많다고 지적한다.

경제 주체들은  일단 수치상 물가 상승률이 계속 높게 나오면 기대 인플레이션 심리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즉, 기업들은 '물가가 계속 뛰겠구나'라는 예상에 상품 가격을 덩달아 올리고 소비자역시  물가 오름세 심리 자극받아  오름세분위기로 흐른다.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의 경우, 국고채 금리 등 시장금리를 끌어올리는 중요한 변수다. 

한은 '소비자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4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1%로 이미 2%를 넘어선 상태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향후 1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 값에 해당한다. 

얼마전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기대가 기업들의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최근 기대심리 상승이 물가에 미칠 영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금은 수요 측면의 물가 압력이 크지 않다지만, 조만간 코로나19로 억눌린 소비가 터져 나오는 이른바 '펜트업(pent-up)'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 감염 우려 등에 소비가 제약되면서 줄어든 민간소비 감소분(2019년 대비)은 약 4%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 유가와 재화의 원료가 되는 목재와 구리, 펄프, 고무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계속 치솟는 것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최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건축자재인 목재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해 75%나 가격이 뛰었고, 구리 선물 가격의 상승률도 70%대에 이른다.

◇한은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전망과 평가

한은은 심상치 않은 물가 움직임에 고민도 많다.

앞서 언급했던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작년 3월 16일 '빅컷'(1.25%→0.75%)과 5월 28일 추가 인하(0.75%→0.5%)를 통해 2개월 만에 0.75%p나 금리를 빠르게 내린 이후 7차례의 금통위 회의에서 계속 금리를 동결했다. 

그럼에도 1년 가까이 '완화적 통화정책'이 이어지면서  많은 돈이 풀렸고, 이 풍부한 유동성이 결국 물가 상승의 끌어 올린다. 

2월 현재 광의 통화량(M2 기준)은 3274조원으로, 이는 코로나19 발생 이전 2019년의 연간 평균 2810조원보다 464조원이나 불어난 상태다.

한은은 이를 반영, 지난달 15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참석한 일부위원들이  물가인상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위원 중에는 물가 동향을 우려와 함께  기대 인플레이션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은 관계자는 "금리는 금통위에서 결정할 문제지만, 한은 내부에서도 시점이 꼭 올해는 아니더라도 자산가격 상승, 물가 등을 고려해 다소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포토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