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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AI여파에 열리는 ‘주꾸미 축제’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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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18회를 맞이한 ‘동백꽃 주꾸미 축제’가 예정대로 오는 18일부터 내달 2일까지 마량포구 일원에서 열린다.

주꾸미는 타우린 함량이 최고이며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주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정력을 증강시키는 대표적인 스태미나 식품이다. 산란을 앞둔 3월 중순에 잡히는 주꾸미가 살이 부드럽고 알이 꽉 들어차 맛이 더욱 일품이다.

이 때문에 매년 이맘때면 전국의 미식가들은 동백꽃과 함께 봄의 전령사로 불리는 주꾸미를 찾아 나른한 봄철 기력 회복에 나선다. 

이에 서천군과 서면지역 주민들은 18년 전부터 주꾸미를 찾는 수많은 미식가를 위해 ‘동백꽃 주꾸미 축제’를 열어 수만 명의 관광객 유치로 짭짤한 경제적 효과를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인근지역에서 발생된 AI 여파로 서천군과 서면개발위원회가 비상이 걸렸다. 

실제로 지난 6일 인근지역 논산시 은진면 한 토종닭농가에 고병원성 AI 확진으로 토종닭 9만600마리가 살처분됐다.

이에 앞서 지난 2일 군산시 임피면 육계 농가에서도 닭 5만 마리를 살처분하고 AI 발생 농가를 기준으로 반경 10km내 가금류 사용농가에 대해 이동제한조치가 내려졌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서천군은 축제 개최에 앞서 완벽한 AI 차단방역을 위해 거점소독시설을 확대·운영하고 축제장에 별도 실내 소독장소를 마련해 대인 소독기와 발판 소독조 등을 설치키로 했다. 

하지만 방역당국이 AI 확산의 주범으로 많은 유동인구를 지목해 지역 내 축산농가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역의 한 축산인은 “현재 인근 시군에서 AI가 발생함에 따라 각 축산 농가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축제 개최가 그리 반갑지 않다”며 “만약 축제 기간에 AI가 발생한다면 누가 책임을 질것이냐”고 불만을 제기했다.

축제는 많은 예산이 들어가고 주민의 응집력도 필요하다. 하지만 한 쪽에서는 AI 방역에 안간힘을 쓰는데 또 다른 한 쪽에서는 축제를 하는 모양새는 그리 응집력이 있는 화합의 장으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번 주꾸미 축제 개최는 신중한 검토가 우선돼야 한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야 한다.
축제 개최에 앞서 공론화를 거치지 않은 점도 문제지만 축제 개최에 관해 충분히 인지한 상황에서 나온 것인지도 다시 한 번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축제의 명분을 충족시킨 것으로 판단한다면 오산이다.

예컨대 축제기간동안 AI가 발생한다면 막대한 예산 낭비로 그 원망은 전적으로 서천군의 수장인 노박래 군수의 몫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AI 여파 속에서 강행하는 축제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것이라면 민·관이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그래야 이번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또한 축제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한다. 더 나아가 주꾸미 축제가 창출하는 지역 브랜드 가치 제고와 함께 주민의 화합의 장으로 평가 받는 올바른 인식 확산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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