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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기초단체ㆍ기초의회, '지방자치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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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지방자치의 근간인 기초단체와 기초의회를 양 수레바퀴라고 말한다. 지금은 어느 정도 기초단체와 기초의회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견제와 균형을 맞추고 있어 ‘지방자치의 꽃’이라고도 표현한다. 

또한 지방자치는 토론문화라는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는 신성한 정치경작(政治耕作)이어야 한다. 즉 누구를 다치게 하고, 타도하고, 죽이는 게, 정치가 지닌 본래의 의미가 아니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지난 17일 서천군의회는 기초의회 최초로 5분 발언이라는 의사발언 제도를 도입, 첫 번째로 박노찬 의원과 이준희 의원이 신서천발전소 건립에 따른 이행협약 등 현안질의 시간을 가졌다.

이들이 보여준 5분 발언의 질의 내용은 ‘지방자치의 꽃’이라고 표현할 만큼 진정성이 가득한 아름다운 모습이었으며 현안을 두고 두 의원 간의 논쟁은 토론문화를 기반으로 피어나는 지역정치 경작(耕作)에 더욱더 빛나 보였다. 

다만 첫 번째로 나선 박노찬 의원의 5분 발언 시간이 다소 길게 진행된 점과 이를 두고 두 번째에 나선 이준희 의원의 이에 대한 제재를 의회 집행부에 요구한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남았다.

또한 이준희 의원의 5분 발언을 통해 신서천화력발전소 건립에 따른 이행협약을 두고 정치적으로 악용되지 말아야한다는 발언에 본 회의를 마친 두 의원이 대놓고 발끈하는 것은 의회 경시풍조가 만연한 것이다. 

흠이 있는 옥일지라도 숙련된 세공기술자만 있으면 본래의 광채를 찾듯이 지역정치 경작은 혼자 하는 게 아니다. 상대 의원의 잘못을 지적하기 보다는 넓은 아량으로 또는 주민의 대표로서 겸허한 자세를 갖춰야 한다.

현재 군은 신서천화력발전소 건립에 따른 분쟁으로 인해 내우외환(內憂外患)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 점을 생각한다면 군 의회는 현안에 대해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성숙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군 의회의 책무는 군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이다. 군 의회가 군 집행부의 행정 착오나 오류를 지적하고 개선시키는 의정활동은 당연하지만 동료 의원 간의 불필요한 논쟁과 질타는 오히려 군 의회의 무용론만 부각시킬 뿐이다. 

그래서인지 이날 참석한 공무원들의 자세는 이를 대변한듯한 모습을 보였다. 5분 발언에 나선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지는 동안 각 해당부서장들은 하품을 하는가 하면 노박래 군수를 필두로 전 부서장들이 졸기까지 하는 모습을 보여 빈축을 샀다.

군 의회 의원들은 주민 대표다. 5분 발언에 나선 의원들이 다소 억지에 가까운 질타를 하더라도 군 집행부는 이를 성실하게 경청할 의무가 있다. 이러한 모습은 주민을 대표하는 의원, 즉 주민을 대놓고 무시하는 태도로 비춰졌다. 

등불이 자신의 아래는 비추지 못하듯 사리판단을 망각한채 안일한 자제로 임한 군 집행부는 먼저 반성해야 할 일이다. 민심이 천심이란 말은 그런 이유에서 비롯된 뼈아픈 교훈이기에 정신 차려야 한다.

따라서 군 집행부는 봉사자로써 주민의 대표인 군 의회를 존경하고 책임을 다하는 자세로 임해야 하고 군 의회는 주민을 대표해 군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해야 한다. 

또한 두 기관은 서로가 제 몫을 할 수 있도록 지나친 비난보다는 격려와 칭찬, 합리적인 대안제시로 현안의 문제를 해결해야 지자체 취지에 걸맞은 지역발전도 앞당길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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