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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천군수는 행정가인가? 정치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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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저명한 사회학자가 신문칼럼에서 ‘대통령은 정치인인가? 행정가인가?’라는 화두를 던져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렇다면 서천군수는 정치인인가? 행정가인가? 물음을 던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싶다.

 

군수는 분명 선거를 통하여 선출된 직책이니만큼 정치인이 맞다.

 

그러나 서천군청이라는 행정조직의 수반이라는 점에서 행정가라는 표현도 맞는 말이다.

 

과거 8년간 서천군정을 책임졌던 노박래 군수의 경우 40여 년의 오랜 공직생활과 서천군청 행정의 핵심인 기획실장 출신이라는 점에서 정치인이며 행정가이다.

 

세간에서 노박래 군수를 일컬어 행정의 달인이라 칭한 까닭도 노 군수의 40여 년 공직자로서 행정 역경을 디뎌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 윤석열 대통령은 어떠한가? 평생을 검사로서 살아온 윤 대통령을 행정가라고 부르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하지만 대통령이 행정의 수반임은 분명하고 선거를 통하여 당선된 대통령이니만큼 정치인인 것 또한 분명하다.

 

김기웅 군수 역시 마찬가지다. 평생을 기업인으로 경영에 전념하며 살아 온 그를 행정가라고 부르기에 적절하지 않다.

 

그러나 서천군정을 책임지고 있는 군정의 수반임은 분명하고 선거를 통하여 당선된 군수이니만큼 정치인인 것은 분명하다.

 

과거 문재인 대통령이나 박근혜 대통령, 전임 나소열 군수 또한 행정에는 문외한이었으나 그분들이 행정의 수반으로서 그 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그분들의 행정 미숙을 탓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윤석열 대통령 또한 행정 경험이 부족하여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은 아무도 하지 않는다.

 

허나 서천군의 예외이다. 김기웅 군수가 취임하면서 지역 정가에서 끊임없이 야기되었던 문제점이 행정 미숙, 행정 경험 결여다.

 

물론 일부 야당 인사들의 김 군수 발목잡기와 행정의 달인이라는 노 군수의 후임자로서 비교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도 있지만, 더욱 중요한 원인은 군 행정 시스템 결여에 그 원인이 있다.

 

21세기 행정은 시스템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행정이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지 않으면 사람 중심의 인위적 행정이 되고 만다.

 

인간의 독선과 아집이 파고들 여지가 생긴다는 말이다.

 

행정 경험이 전무한 윤석열, 문재인 대통령 시정에는 행정 경험 부족이 도마 위에 오른 적이 없다. 나소열 군수 또한 취임 초기 마찬가지였다.

 

김기웅 군수가 취임 후 임기의 3/1이 지난 지금도 걸핏하면 김 군수의 행정 경험 부족이라는 표현이 세간에 오르내리는 이유는 누가 뭐래도 군 행정 시스템에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하고 싶다.

 

김 군수는 실·과장 체제에서 국장·담당관 체제로 바꾸었다.

 

하지만 조직개편 후 반년이 지난 후도 여전히 군 행정은 과·팀장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국장들은 각자 자신의 방(房)만 생겼을 뿐, 하는 일이 없어 보인다.

 

국장제의 핵심이 되는 전결 규정의 개혁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여전히 과거 행정을 답습하는 과정에서 김 군수의 행정수반으로서의 위치는 동력을 잃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행정은 개혁보다는 쉬운 과거의 답습에 안주하고 변화된 현실에 눈높이를 맞추려는 노력을 거부하고 있다.

 

군수는 행정가가 아니다.

 

행정은 행정이 그 역할을 해야 하고, 군수는 정무적 판단에 집중해야 한다.

 

군수가 경리팀장인가?

 

시시콜콜한 설계 내역서까지 군수가 한 자 한 자 챙겨야 한다면 부군수 자리는 왜 있고, 국장 자리는 왜 있는가?

 

모든 행정적 판단까지 군수에게 떠맡기면서 군수가 행정 경험이 부족하다는 핑계를 대며 언제까지 군수 탓만 하려 하는가?

 

행정은 소관부서에서 책임 의식을 가지고 추진해야 하고, 협의와 검토과정을 거치면서 최종적인 정책 방향을 군수에게 제시하고 재가받아야만 한다.

 

이 과정에서 군수가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행정은 모든 시스템을 동원하여 군수를 이해시키고 군정의 감시자인 군의회를 설득해야 한다.

 

행정은 물이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가야 한다. 행정은 흐르는 물 위에 정책을 태워 자연스럽게 물을 따라 흘러가게 해야 한다.

 

어느 한 사람이 정책을 물 위에 흘려보내지 않고, 흐르는 물 위에 배를 띄워 정책을 그 배 위에 태워 노를 저어 인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해서는 안 된다.

 

사람이 만능일 수는 없다. 어떻게 정치인이 행정가가 될 수 있겠는가? 행정은 행정영역에서 맡아서 책임져야 한다. 서천군의 행정은 시스템에 따라 흘러가지 않고 있는 듯하다.

 

거기에서 파생되는 문제들에 대한 책임을 군수의 행정 경험 미숙으로 떠넘기려는 것은 아닌지 가슴에 손을 얹고 냉철히 생각해야 할 시간이 왔다.

 

‘군수가 경험이 부족해서 그래’라는 말이 행정 내부에서 나오는 말인지? 행정 외부에서 나오는 말인지부터 살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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