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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아진 서천군의원, 다각도의 정치력 발휘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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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김기웅 서천군수가 지난 8일 서천군의회 본회의장에서 김아진 의원이 불참한 가운데 군민을 대상으로 내년도 예산안을 설명하는 시정연설을 했다.

 

김 군수의 시정연설에 의원이 불참한 사례는 군의회 의정사에 처음 있는 부끄러운 일이다. 과거 일부 의원이 일신상의 이유로 불참한 사례는 있으나 군수의 시정연설을 의도적으로 거부한 적은 없다.

 

이는 김아진 의원이 군민을 만만하게 본 처사로밖에는 설명되지 않는다.

 

시정연설은 군민 혈세로 꾸린 새해 예산안을 군수한테서 직접 듣고 더 나은 대안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군민에게 다짐하는 의식과도 같은 자리다.

 

그런데 어떠한 이유에서든 일신상의 문제가 아닌 이상 김 군수가 시정연설을 준비하는 동안 본회장을 퇴장한 후 시정연설이 끝난 후 입장하는 김 의원의 행태가 그야말로 참담하다.

 

또한, 군민의 삶과 직결되는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군 집행부의 입장을 설명하는 연설을 거부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하기 어렵다.

 

결국, 군수의 시정연설사에 ‘나쁜 선례’를 남기게 된 꼴이 됐다.

 

그럼 김 의원이 왜 이러한 처세를 보인 것일까?

 

공직사회에 따르면 김 의원이 지난해 1월 조례 제정으로 추진된 올해 여성·청소년 위생용품 지원사업이 전면 중단된 것에 대한 김 군수를 향한 어필로 보였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 의원의 올해 조례 제정으로 시행한 여성·청소년 위생용품 지원사업은 혜택 대상이 9세에서 24세까지의 군민 2,504명이다.

 

이들은 각각 읍면 행정복지센터 방문을 통해 신청서 작성 후 매월 1만 원씩 현금으로 개인 통장에 계좌이체로 최대 12개월분을 지원받는다.

 

하지만, 이 지원사업에는 결정적인 문제점이 있다.

 

취약계층에 분류되는 군민은 정부의 지원사업과 중복 신청이 금지돼 있어 연초 신청서 작성 시 정부지원과 지자체 지원 중 양자택일로 신청할 수밖에 없다.

 

이를 두고 대다수 취약계층 군민은 군이 시행하는 여성·청소년 위생용품 지원사업은 ‘빛 좋은 개살구’로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말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올해 상반기 여성·청소년 위생용품 현황은 당초 예상했던 수치보다 못 미친 절반을 가까스로 넘긴 55.7%의 성과가 나왔다.

 

이렇듯 사업추진 성과가 이렇다 할 기대치보단 저조한 결과를 보이면서 보편적 복지로 인한 포플리즘의 표상이라는 지적에 무게감을 더하고 있다.

 

군의회 부의장인 김 의원의 그동안 의정활동을 볼 때 ‘민생에 집중’하는 모습은 환영받을만하지만, 이번처럼 의회민주주의의 본령을 망각한 행태를 보인다면 의정활동의 영향력을 얻기 어렵다.

 

특히 군민 삶과 맞물려 있는 시정연설을 거부한 것은 어떤 이유에서든 용납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 의원이 조금이라도 여론의 호응을 얻고자 한다면 의원으로서의 책무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 스스로 민생에 전념하는 모습부터 보여야 한다.

 

또한, 김 의원의 김 군수 시정연설 보이콧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군민이 보여준 최다 득표의 의미를 잊은 행태라는 비난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이는 곧 민생을 볼모로 삼겠다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렇듯 현재 경제 위기의 불안에 떠는 군민 앞에서 진짜 해야 할 일이 민생 안정을 위한 일임을 김아진 의원은 명심해야 한다.

 

결국, 김 의원이 민생을 위한 예산심의를 외면한 것은 군민의 대의기관인 군의회와 군민의 대변자인 의원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것으로 비칠 수밖에 없기에 더욱 그렇다.

 

이제라도 군 집행부와 협력을 끌어낼 김 의원의 다각도 정치력을 발휘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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